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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게임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by 마이노's 2022. 11. 5.

어린 시절의 난 말그대로 겜돌이였다.
부모님은 입시학원을 하셨고,
나는 그 학원에 다니며 특별케어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 특별케어 중 하나는 게임시간에 대한 제한이었다.
제한시간은 1주일에 3시간.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수준의 제한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학원장 아들이 게임하느라 헤이해진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을 부모님 마음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게임을 과연 3시간만 했을까?
부모님 앞에서 3시간을 하고, 부모님 통제를 벗어난 시간은
항상 게임을 하였다.
간혹 학원 수업을 빠지고 게임방에 가기도 하고,
학원 끝나고 집에가는 길에도 여지없이 게임방에 들렸다.
집이 비는 날에는 여지없이 게임을 하고, 부모님 오시기 전 컴퓨터 열기를
식히기 위해 모니터를 냉장고에 넣어둔적도 있었다.
이런 내가 어떻게 게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바로, ‘현자타임’이었다.
대학생때부터는 하숙, 친척집, 기숙사 등에서 독립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부터 게임을 통제할 사람이 없었다.
한 1-2년 정도는 그동안 목말라있었던 게임을 틈이 날때마다 했던 것 같다.
몇 가지 깨달음이 있었다.
첫째는, 난 난놈이 아니구나.
그동안 시간 제한때문에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중상위권이지 그 이상으로 갈 수 없었다.
(롤로 따지면 기껏해야 플레티넘이나 다이아 정도랄까)
둘째는, 현자타임 이었다.
내가 그동안 게임에 투자한 시간은 셀 수 없이 많은데,
게임방에 쏟아부은 돈도 셀 수 없이 많은데,
남는 것이 없었다.
게임회사의 데이터로 남아있을 뿐이었고,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른 손과 순발력 정도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물론, 특정 게임에서는 협동심이나 팀웍을 얻을 순 있었다.
한마디로 게임에 쏟아부은 시간 대비, 현실의 나는 렙업이 되지 않았다.

이러한 깨달음은 군대 가기 몇개월 전,
와우라는 게임의 레이드를 새벽까지 하다가 컴퓨터가 과열되어 꺼지고,
피시방으로 뛰어가는 내 모습에 그 허탈감이 극에 달했고,
그 이후로는 한동안 게임에 손을 대지 않았던 것 같다.
민망한 이야기지만, 그 이후 게임을 완전히 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독이라는 늪 에서는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오늘 글쓰기는 여기까지,
언젠가 와우에 대해서 한번쯤 글을 써보고자 한다.

2022년 11월 5일
마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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